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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도자료 | 엉터리 회사의 '나쁜 건물'은 이제 그만! 작성일 15-02-13 17:17
글쓴이 최고관리자 조회수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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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이웃이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생활하는 공간을 함께할 때는 생활방식이나 취미나 성격이 어느 정도 맞지 않으면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의지하며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외딴곳에 좋은 집 짓고 가족끼리만 살아간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50~60대에 새로운 생활을 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요즘 개인 공간과 사람들과 만나고 밥을 먹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공동 공간이 함께 마련된 주택을 찾는다. 여기 주택협동조합 방식으로 공유주택을 만들어 새로운 주거 방식을 선보이는 협동조합이 있다.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하우징쿱)은 주택건축 관련 소비자협동조합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마을을 이루며 생활하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협동조합형 공유주택을 알리고 만드는 일도 돕는다. 집을 지을 때 건강을 생각하고 화석에너지를 덜 사용하고, 철저한 단열시공으로 난방이나 냉방비를 절감하는 에너지효율이 높은 집을 짓는다.
 
하우징쿱은 2013년 6월 4일 협동조합 전문가와 활동가, 주택과 토지 분야의 교수와 연구원, 건축시공기술사, 건축사, 시민단체 전문가와 주택 소비자가 발기인이 되어 창립했다. 현재 소비자조합원이 80여명이고, 주택이나 토지, 건축, 협동조합 관련 연구원과 종사자들이 이사로 참여한다.
 
출자금은 1계좌에 10만 원이며, 300만 원까지 매월 일정한 액수로 증좌한다. 처음 가입할 때는 10만 원의 가입비를 내고, 협동조합 주택을 구입할 때는 출자금에서 10만 원만 남기고 나머지를 주택 구입비용으로 충당하도록 돌려준다.
 
실무는 주로 조용란 사무국장과 기노채 이사장이 담당한다. 기노채 이사장은 주택협동조합 컨설팅과 협동조합 교육, 조합원의 정기 모임을 이끈다. 또 주택 건축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20여 년 대기업 건설회사에 근무했고 10여전부터 주택 건설 업체를 운영하면서 쌓은 풍부한 전문 경력을 바탕으로, 하우징쿱의 사업과 경영 전반을 이끈다.
집을 협동조합 형태로 짓는 일은 기노채 이사장에게 신선한 자극이었다. 5년 전 협동조합 전문가인 지인과 함께 이야기했던 것이 촉발제가 되었다. 즉시 주택협동조합 관련 자료를 찾아 공부하기 시작했고, 2011년부터 '주택건설협동조합포럼'이라는 연구 모임을 꾸렸다.
 
주택 건설 관련 분야에서 32년간 몸담은 전문가인 그는 눈에 밟히는 것이 몇 가지 있다. 한 가지는 건설 분야가 대기업이라는 공급자 중심이거나 엉터리 회사들이 짓는 빌라뿐이라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그집에서 살아갈 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나쁜 건물'을 짓고 있다. 외관은 화려하지만 생활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무시한 채 획일적 구조로 지어지고 건강을 해치는 자재를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단열과 마감재 부실로 유지비용이 늘어나 주택생애 비용이 높은 건물이 대부분이다. 또 하나는 집을 부수고 새로 짓다 보니 함께 살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이웃과 마을이 없다는 점이다. "1년 평균 국민의 25%가이사를 한다. 평균 거주 기간은 4년이다. 서로 엇갈려 이사를 다니다 보면 이웃이라고 인사를 나누는 기간이 1.5년밖에 안 된다. 지금 같은 주거 방식이나 주택 공급 방식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마을공동체 안에서 좋은 집을 내 마음대로 지어 보자고 구상했다.

하우징쿱은 단지 좋은 집을 짓는 게 목표가 아니다. 공장에서 생산하듯 똑같은 형태의 집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그 집에 살아갈 사람들의 생각과 습관, 하는 일, 삶의 가치를 모두 담아내려고 한다. 특히 함께 주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택을 함께 소유하고 생활문화를 함께 나누는, 공동체가 살아있는 주택을 만들고 싶다.
 
첫 결실은 서울 은평구 불광동 '구름정원 사람들'이다. 은평구에서 20년간 살아온 하기홍 조합원이 자기 땅을 저렴하게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조합원 8가구는 2013년 10월부터 50여 차례 모임을 했고 주택은 2014년 10월에 완공했다. 한 가구당 전용 면적 85.95제곱미터(㎡)인 주택에 들어가는 비용은 땅값과 시공비를 포함해 2억4000만 원정도다. 이 주택에 8채의 개인적 공간뿐 아니라 보일러실, 도서관, 모임방, 창고, 공동 세탁실 등 공유 공간도 마련했다. 지하와 1층은 카페나 식당처럼 공동 사업 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2호 마을공동체는 제주에서 만들고 있다.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는 16가구가 모였다. 가구당 82~132㎡의 규모인데 땅값, 공동시설, 개인주택 모두 포함해 2억5000만 원정도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삽도 안 뜬 상황이지만 20여 차례 모임에 참석하느라 기노채 이사장의 제주 출장이 잦다. 지역의 이름인 오시리를 따서 '제주오시리가름협동조합'이라 이름을 붙였다.

이곳은 구름정원 사람들과 달리 농촌형협동조합 공유주택단지로 소유권을 협동조합이 갖는다. 농업 생산과 협동조합 주거 형태가 함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하우징쿱은 조합원 모임을 꾸리고 토지 매매, 협상, 조합 설립, 매매 약정, 주택 건축사 제공, 설계와 관련한 컨설팅 등 기본 작업이 끝나면 협동조합 교육을 진행한다.
 
1호, 2호 협동조합 공유주택 건설은 작은 시작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짓는 주택과 마을을 꿈꾼다. 자산이 쌓이면 본격적인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단지 주택을 짓는 건설업체가 아니라 협동조합 방식으로 마을을 짓는 협동사업체이기 때문이다.

집 걱정 없이 함께 살아가기 - 하우징쿱 기노채 이사장 인터뷰

 

살림이야기 : 우리나라에서 주택협동조합을 하는 데 법적 어려움은 없나?

 

기노채 : 이론으로 보면, 주택협동조합에서 주택 소유자는 개인이 아니라 조합이다. 출자금을 내고 조합원이 되고, 조합에서 건물을 지으면 세를 들어 사는 형태다. 지금 한국에서 주택협동조합을 하려면 제약이 많다.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법인 설립 5년 이내 법인이 부동산을 구입하려면 취·등록세를 3배나 더 내야 한다. 게다가 법인이 대출하면 이자율과 대출한도 같은 주택 담보 조건이 개인보다 불리하다. 은평구 불광동 '구름정원사람들'의 주택 소유권이 개인에게 있는 게 그 때문이다. 제주는 법적 제약이 없어 '오시리가름주택협동조합'은 조합이 소유권을 갖는다.

 

살림이야기 : 주택협동조합으로 공동체 주택을 짓고 싶을 때 어떻게 시작할 수 있나?

 

기노채 : 지금까지는 조합원이 땅을 내놓거나 특정 지역을 제안해서 조합원을 모집해 함께 설계했다. 이처럼 먼저 사람들이 모여 기획하고 하우징쿱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함께 만들어갔다. 앞으로 자산 규모가 커지면 협동조합이 먼저 땅을 구입하고 공동체마을을 기획하여 조합원을 모집할 수도 있겠다.

살림이야기 : 주택협동조합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나?
 
기노채 : 건축 공사비와 주택 생애 비용이 낮다. 또 조합이 자산을 소유할 때 모기지 설정에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조합원이 함께 일자리를 만들고, 공동체 사업을 꾸릴 수 있다. 주택 소유권이 조합에 있으면, 협동조합 내부에서 주택을 교환하고 이전하고 변경하는 것이 쉬우며 매각할 때 거래 비용이 낮다.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집을 짓고, 공동 활동 공간이 있어 공동체 생활이 가능한 주택을 지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집 걱정 없이 이웃과 함께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사회적 의미가 크다.


작성자: 우미숙 <살림이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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